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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건국설 고집하는 문재인 대통령
작성일 : 2018/08/22 12:23 / 조회 : 24 / 추천 : 3


1919년 건국설 고집하는 문재인 대통령

<칼럼> "차라리 고조선 법통 이었다 하지"…"임정은 한성정부 계승했는데?"
"헌법 전문의 표현들에 대한 오해"…"역사 누가 문 대통령에게 교육하나?"


▲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식 및 국가해체세력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에 건국됐다는 사실을 아주 못마땅해 하는 듯하다. 그래서 진보좌파측이 끈질기게 주장하고 있는 ‘1919년 4월 11일 건국’론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념적 동지들 편을 들어주자는 것을 넘어 그 자신의 역사관이 그쪽으로 쏠린 인상이다.

“우리에게는 민주공화국 1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그가 지난 7월 3일 ‘문화역 서울284’(옛 서울역)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한 말이다. “70년을 이어온 남북분단과 적대는 독립운동의 역사도 갈라놓았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27일 저와 김정은 위원장은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기념 사업추진을 논의했고 판문점선언에 그 취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차라리 고조선 법통 이었다 하지 

상해임정의 임시헌장에 ‘민주공화제’가 명시된 것은 사실이다. 내년이면 임정 100주년이 되는 것도 틀림없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은 요령부득이다. 분단이 독립운동 역사를 갈라놓은 게 아니라 독립운동기의 좌우분열과 대립이 남북분단의 요인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김정은과 공동기념사업추진을 논의하다니! 임정과 북한정권은 갈래가 전혀 다른데? 제발이지 김일성 등의 독립운동이라는 것을 함께 기리겠다는 뜻은 아니기를 바란다.

문 대통령은 작년 8월 14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2년 뒤인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건국 100년? 권력이 역사까지 바꿀 수 있다는 이 놀라운 독선 독단의 사고방식은 그의 이데올로기적 신조에서 나온 것인가? 

올해 광복절엔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그렇게 여겨왔다. 다만 우리는 정부수립이 곧 국가건립이라고 믿어왔던 데 비해 그는 48년엔 정부가 수립됐을 뿐, 국가는 그 29년 전에 세워져 있었다고 이해하는 것 같다. 그렇게 말하기로 한다면 고조선 개국으로 이미 국가는 세워졌었고, 정권과 정체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게 더 멋있게 들리지 않을까? 누가 ‘19년 건국’설을 만들어 퍼뜨렸는지는 모르겠으나 국가와 정부를 분리시킨 잔꾀가 놀랍다. 정부 없는 국가, 국가 없는 정부가 가능하다는 말 아닌가.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다”라고 밝혔다. 이미 국가가 세워졌다면서 웬 ‘건국 투쟁’? 바로 그 다음에 오는 문장, 그러니까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다”라고 한 부분에서 그 심리를 조금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임정을 설립한 사람들은 이승만만 빼고는 애국자들이었고 48년 건국한 사람들은 친일파였다고 말하려는 것 아닌가?

(다른 이야기지만 “광복은 결코 밖에서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는 식의 말을 자꾸 하면 남에게 허언증으로 인식될 수도 있으니 자제하는 게 좋겠다.) 

3‧1독립운동을 전후로 국내외에서 임시정부들이 다투어 세워졌다. 그 대표적인 것은(설립 순) 전로한족중앙총회(1918년 6월 결성)가 개편된 블라디보스토크의 대한국민의회(19년 3월 17일: 2월 25일 이라는 설도 있음), 상해임시정부(19년 4월 11일), 그리고 서울의 한성정부(19년 4월 23일) 등 3개였다. 대한국민의회의 초대 대통령은 손병희, 상해임시정부의 첫 국무총리는 이승만, 한성정부의 집정관 총재도 이승만이었다. 이승만의 경우 대한국민의회의 국무총리이기도 했다. 

임정은 한성정부 계승했는데? 

독립운동의 효율적인 전개를 위해 이들 3개 정부가 통일 교섭을 벌인 끝에 같은 해 9월 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성립됐다. 통합정부 수립원칙으로는 ①상해와 연해주에 설립한 정부를 일체 해소하고 국내에서 13도 대표가 창설한 한성정부를 계승할 것, ②정부의 위치는 당분간 상해에 둘 것. 상해에서 설립한 정부가 실시한 행정은 유효함을 인정할 것, ③정부명칭을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할 것, ④현재의 각원(閣員)은 총사퇴하고 한성정부가 선임한 각원들이 정부를 인수할 것 등이 결정됐다. 이런 배경들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임시정부는 4월 11일이 아니라 9월 11일에 수립됐다고 보는 게 옳다.  

헌법 전문(前文)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표현이 있어서 그렇다는 것일까?  

①법통을 이어받았다는 것은 동일체라는 뜻인가? 동일체라면 법통을 이어받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정부를 서울로 옮겼다고만 하면 될 일 아닌가.  

②국호가 동일하니까 임정이 곧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는 것인가? 뒤에서 고찰하겠지만 제헌과정에서 국호를 계승한다는 의식은 없었다. 

③무엇보다 이 것은 87년 9차 개정헌법의 전문이다. 제헌 헌법의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라고 시작된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독립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였다. 물론 이 ‘대한민국’은 해방 때까지 간판을 내리지 않았던 임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3‧1운동’ 그 자체가 국가 존속 혹은 건립의 선포이기도 했다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독립국 ‘조선’은 존속하고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아니면 이날을 기해 조선이 독립국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뜻일 수도 있다. 

제5차 개헌(1963년) 때 이 부분은 조금 더 분명히 표현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상식이지만 그래도 말하자. 헌법의 제정이 바로 국가건설의 완성이다. 헌법을 만드는 것은 국가 성립의 확인이자 선언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48년 7월 17일에 제정 공포됐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헌법’의 개정이 아니라 새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이었다. 

(제헌헌법은 그 전문과 본문 끝에 ‘국회의장 이승만’을 표기하고 있다. 보기에 따라 ‘이승만 선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헌법제정권을 가진 국회가 제정해서 선포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 수장의 이름을 명기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독특한 형식이다. 그래서 좌파는 48년의 대한민국이 싫다는 것일까?) 

임정은 국가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바 있다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임정은 극심한 정쟁, 특히 창조파와 개조파의 대립을 수습하기 위해 23년 국민대표대회를 열었으나 분열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 대회가 결렬된 후 임정은 이승만을 탄핵한 다음 25년에 개헌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임시헌법의 적용범위도 종래의 ‘인민’에서 ‘광복운동자’로 좁혔다(강만길, 고쳐쓴 한국현대사). 국가가 아니라 독립운동단체임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다.

헌법 전문의 표현들에 대한 오해 

48년 제헌과정에서 임정을 계승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30명으로 구성된 헌법기초위원들과 10명의 전문위원들은 3일부터 22일까지 16차의 회의를 거쳐 전문 10장 102조의 헌법을 기초, 23일 본회의에 제출했다(제헌 과정은 송우, 한국헌법개정사 참고 또는 인용). 국회의 심의는 이날부터 시작돼 7월 12일에 완료됐다. 

질의가 서면으로 제출됐다. 첫 질문은 “우리나라의 국호를 대한민국이라고 한 의의와 근거는 무엇인가”였다. 이에 대해 기초위는 “‘대한’이라는 국호는 역사적으로 청‧일전쟁 당시 마관(馬關)조약에서 썼던 것이며, 그 후 한‧일합방으로 인하여 국호마저 없어졌다. 그러나 3‧1운동을 계기로 해외 임시정부에서 ‘대한’이라는 국호를 사용하였으며, 이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헌법 초안은 3개가 있었다. ①제1단계 초안 : 46년 3월 1일 행정연구위원회와 헌법 분과위원회가 확정. 전문(前文) 없이 본문만 88개조. 제1조 “한국은 민주공화국임.” ②유진오 개인 제출안 : 제1조 “조선은 민주공화국이다”(임정을 염두에 둔 제헌작업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③제2단계 초안 : 헌법위원회의 기준으로 채택되어 논의된 초안.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한국 인민은 3‧1혁명의 위대 발자취와 거룩한 희생을 추억하며, 불굴의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지금 자주독립의 조국을 재건함에 있어서…”라는 내용의 전문과 108조의 본문으로 구성. 앞의 두 초안을 참고로 유진오, 이상기, 장경근 등 9명이 5월 31일 기초 완료.

헌법안은 7월 12일 본회의에서 출석의원 160명 만장일치로 가결, 7월 17일 공포됐다.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라는 표현을 핑계로 상해임시정부의 연속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야말로 난독증의 소산이다. 헌법기초위원회가 기준으로 삼았던 제2단계 초안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한국 인민은’이 뜻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당연히 ‘반만년 역사’다.

불과 29년 먼저 수립됐던 상해임시정부를 가리켜 그런 표현을 했다고 주장한다면 그 이해력의 빈곤은 심각할 지경이라 하겠다. 잃었던 나라를 되찾아 국가를 다시 만든다는 뜻이 명백한데도 트집 잡는 심사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이런 사례는 어떨지 모르겠다. 해방어간의 대표적 중도좌파 활동가였던 여운형이 44년 8월 10일 조선건국동맹 조직을 주도했던 것이나 해방 후 이를 건국준비위원회로 개편해 이끌었던 사실 정도는 기억할 것이다. 건국이 이미 돼 있었다면 ‘건국준비’를 할 까닭이 없지 않았겠는가?

누가 문 대통령에게 역사교육을 시키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정치리더의 지적 편식은 좋지 않다. 이리 둘러보나 저리 둘러보나 대한민국의 건국과정에서 이승만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된다. 그를 떨쳐내려 하다가 보면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에 이르고 만다. 좌편향 인사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이 추종했던 김대중‧노무현, 지금 따르고 있는 문재인 3인은 한국의 전‧현직 대통령이다. 대한민국호의 선장으로서, 자신이 이끌고 있는 나라를 폄훼하는 일을 앞장서서 벌이지는 않으리라고 믿고 싶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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