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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정담] 우리 안의 事大
작성일 : 2020/01/03 10:46 / 조회 : 157 / 추천 : 0
베이징에서 있은 문재인·시진핑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얻은 성과가 무엇인지 아리송하던 차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한 번에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24일자 1면에 한중, 중·일정상회담을 나란히 실으면서 한중정상회담을 위에 배치한 것이다. 국내 언론들은 이걸 `한국 중시`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 소개했다. 회담 실속이야 어떨망정 중국이 우리를 일본보다 앞세웠으니 성공한 정상외교라고 해야 할까. 그 전날에는 시진핑이 문 대통령과는 오찬 회담을 하고 아베 일본 총리와는 만찬을 한 것을 두고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식의 보도도 있었다.
외교는 의전이고 시간 배정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처럼 강박적으로 따지고 드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다. 좀 `쿨`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중국의 접대에 일희일비하고 거기에 일본과 경쟁의식까지 보태지는 현상은 서글프다. 20세기 이전까지 수천 년을 그런 식으로 살아오면서 우리 DNA에 박혔을 사대주의가 참 무섭게 느껴진다. 지난 100여 년은 한국이 중국과 대등한 국가 관계로 존재한 예외적 기간인데 우리 안의 사대를 씻어내기엔 짧았던 모양이다. 중국 쪽도 마찬가지인지 문 대통령이 홍콩과 신장웨이우얼 인권 문제를 중국 내정 문제로 인정한 것처럼 남의 나라 정상 발언을 마구 왜곡한다. 종주국이나 된 듯이.

청년 이승만이 1904년 옥중에서 쓴 `독립정신`에는 오늘날 한국인이 볼 때 당혹스러운 구절이 몇 개 나온다. 우리가 일제 강압에 의한 불평등조약으로 배운 1876년 강화도조약을 이승만은 "조선이 실질적 독립국임을 처음으로 확인한 날"로 썼다. 그전에는 청나라의 속국이어서 국가 간 조약을 맺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승만은 또 청일전쟁에서 진 중국이 시모노세키 강화조약에서 처음으로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인정했고 공물을 폐지했다고 썼다. 한국인들은 일제 식민 35년은 치욕으로 여기면서 그 이전 대중 종속은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건 독립정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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